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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칼럼(이윤성) - 코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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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코리안저널 댓글 0건 조회 343회 작성일 19-04-26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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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Kobe)가 엉덩이를 자꾸만 땅 바닥에 비벼요…” Ms. R은 불편해 보이는 토니를 바라다 보았습니다. “토니가 저런지 며칠 되었어요…”
코비는 10살 이 된 80 파운드 체중의 개로 무척이나 다루기 힘든 개였습니다.  지난 8년 동안 저희 병원에 오고있는데 주사를 맞는 거는 괜찮지만 그 외의 다른 것들은 코비가 너무 두려워해서 심한  반항을 하기 때문에  진정제 주사를 주고 나서야  필요한 것들을 하곤 했습니다.      
그날도 Ms. R은 코비를 병원에 놔두고 갔습니다. 진정제 주사를 준 후 그동안 밀렸던 여러가지를 다 해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진정제 주사를 준 후 코비를 검사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밀렸던 여러가지들을 다 해주면서 항문낭을 검사 했습니다. 그런데… 왼쪽 항문낭(Anal Sac)이 매우 매우 커져있었고 또 단단하게 만져졌습니다. 항문낭에 종양이 자라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항문낭에 자라는 종양은 대개가 악성종양이기 때문에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사실을 Ms. R에게 알려준 후 혈액 검사와 방사선 검사를 했습니다.  만약 항문낭에 자라고 있는 것이 암일 경우 많이 진행된 상태면 혈액 검사와 방사선 검사에 나타나기 때문이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혈액 검사와 방사선 검사 결과는 좋았습니다. 항문낭의 암이 퍼진 경우 생기게 되는 어떤 변화도 보이질 않았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Ms. R은 한참을 생각한 후 코비의 항문낭 제거 수술을 해 주기로 결정했습니다. 
“코비가 나이가 많고 다루기가 쉽지않긴 하지만 왼쪽 항문낭에 생긴 종양이 더 커지거나 번지기 전에 제거해 주는게 좋지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Ms. R은 안색이 어두웠습니다. “수술을 받다가 죽을 수도 있고… Dr. 리가 말한 것 처럼 수술에서 잘 깨어나도 회복할 때 힘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코비의 상태가 더 나빠지기 전에 해줄 수 있는 거는 다 해주고 싶네요…”
그리고 5일이 지났습니다. Ms. R이 코비의 항문낭 제거 수술을 위해 코비를 병원에 데려다 놓고 갔습니다. 수술 전 항문낭을 다시 검사 했는데 코비의 왼쪽 항문낭의 크기는 며칠 전과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코비를 마취 시킨 후 양쪽 항문낭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습니다. 수술 중 보니 코비의 왼쪽 항문낭에 2 센티미터 가량의 단단한 종양이 있었는데 그 종양이 항문낭 끝 쪽의 벽을 뚫고 나와서 주위의 조직들과 엉겨있었습니다. 그것을 모두 깨끗하게 제거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다행스럽게도 큰 문제 없이 의심이 가는 주위의 조직들과 함께 왼쪽 항문낭을 모두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코비의 오른쪽 항문낭도 정상은 아니었습니다. 좁쌀만한 작은 돌기가 항문낭 한쪽에서 자라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른쪽 항문낭은 비교적 수월하게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코비는 수술에서 잘 깨어났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수술 전 까지는 정상적이었던   코비의 대변이 수술 후 갑자기 물설사로 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코비가 워낙 겁이 많아 작은 일에도 과도하게 반응을 하고 쉽게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생긴 스트레스성 장염(Stress Colitis)이었습니다. 
코비는 그날 늦게 퇴원을 했는데 설사를 멈추는 주사제를 맞았는데도 불구하고 수시로 설사를 해서 항문에 있는 수술 부위가 설사로 심하게 오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퇴원시키기 전에 여러번에 걸쳐 물세척을 해줘야 했습니다. 
그리고 5일이 지났습니다.  외부 병리학자에게 보냈던 항문낭 종양의 조직검사 결과가 왔는데 생각했던 대로 암이었습니다. 코비에게 생겼던 암은 항문낭에 주로 생기는 아포크린 선암(Apocrine Gland Adenocarcinoma of the Anal Sac) 이라는 것이었는데 천만다행으로 그 암이 완전히 제거 되었다는 보고였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Ms. R은 매우 기뻐했습니다. 코비에게 암이 있었던 것은 나쁜 소식이었지만 그 암이 깨끗하게 잘 제거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9일이 지났습니다.  Ms. R이 재검을 위해 코비를 병원에 데려왔는데 코비가 수술 전에 비해 덜 불안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수술 후 처음 이틀 동안은 많이 힘들었어요…” Ms. R은 함박 웃음을 지었습니다. “하지만 수술 후 3일이 지나자 코비의 설사가 멎더니 그 이후론 전혀 다른 문제가 없었어요. 신기하게도 코비가 수술한 부위인 항문을 전혀 건드리지 않더군요…”
검사를 해 보니 수술한 부위들이 깨끗하게 잘 나아 있었습니다. 항문 바로옆 양쪽에 있는 수술 부위들의 봉합사들도 모두 그대로 있었습니다.      
코비는 아직도 많이 불안해 하고 있었지만  예전에 비해선 무척이나 협조적이었기 때문에 진정제를 주지않고도 코비의 항문 옆에 있는 봉합사들을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항문낭들을 제거하고 나서 코비가 예전에 비해 편안해 보여요…” Ms. R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항문낭이 그동안 코비를 불편하게 했었나 봐요…”
코비에게 있던 항문낭 아포크린 선암은 예후가 좋지 않은 암입니다. 수술을 해서 그 암을 제거하고 화학 요법(Chemotherapy)을 해도 이미 그 암이 임파절(Lymph Node)이나  다른 부위로 전이된 상태거나 칼슘(Calcium)의 수치가 높아져 있는 상태면 수술 후 1년 이상 생존할 가능성이 50%도 되질 않습니다. 다행스러웠던 것은 코비의 경우 칼슘의 수치가 정상이었고 그 제거된 암의 조직 검사에서 암 세포가 혈관이나 임파관을 통해 나가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Ms. R에게 화학 요법을 해 줄 것을 권 했습니다. 하지만 Ms. R은 코비에게 화학 요법을 해 주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화학 요법으로 인한 많은 부작용들을 걱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코비의 상태를 지켜보기로 했는데… 조직 검사 결과에 나왔듯이 코비의 암이 다른 곳으로 전이되지 않았기를 바랄 뿐입니다. 
 
 
 
- 싱코동물병원 원장 이윤성 (281)395-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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